놀랍게도 회사에 주술사가 있고, 성직자와 자연과 소통하는 드루이드도 존재하고 있다. 반지의 제왕 이야기가 아니라, 남부터미널 근처 어디쯤 (남부터미널은..중간계인가!?) 실제로 존재하는 회사 이야기다. 들어서자마자 플스로 디제이맥스 시원하게 때려주는 직원들의 모습을 보며 미팅하러 왔단 사실을 잠시 잊고 어깨 춤을 들썩이고 말았다. 흠흠, 이번 인터뷰는 모르는 곳을 무작정 찾아간 게 아니고 함께 4개월을 달려온 우리 클라이언트 이야기다. 바로, 스마트스터디게임즈(이하 스스게). 딱 이름에서 느껴지듯 게임 회사. 스마트스터디란 단어에 약간 놀랐다면 진정하자. 숫자 놀이 게임을 만드는 곳이 아니다.
이 이야기부터 해야겠네. 흠흠!
아!기!상어! 뚜루루뚜루!!
아기상어를 탄생시킨 핑크퐁 컴퍼니의 이름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만약 들어보지 못했다면 미디어에 전혀 노출되지 않은 당신의 순수함에 경의를 표한다. 핑크퐁 컴퍼니의 예전 이름은 '스마트스터디' 였고, 그 자회사가 바로 '스마트스터디게임즈(이하 스스게)'. 대한민국에서 흔치 않게 7년 동안 서비스 중인 글로벌 게임인 ‘몬스터 슈퍼 리그’가 바로 스스게의 작품이다.
최초 의뢰는 컬처덱을 만들어달라는 것이었다. 스스게의 홈페이지에서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조직문화 페이지를 찬찬히 읽어보았다. 왓더, 뭔가 체계적이야. 줏대가 있어! 색깔이 분명해. 이미 스스게는 조직문화에 대한 작업을 심도 있게 진행한 경험이 있었고, 대표님과 리더의 의지 또한 몹시 높은 조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게임회사는 교육회사에서 출발했다. 핑크퐁컴퍼니의 조직문화도 놀랍도록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DNA를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다. 멋져!
컬처덱을 만들어달라는 대표님의 얘기를 찬찬히 듣고는, 단칼에 이렇게 말했다.
그저 존재하는 문화를 정돈하는 정도라면, 스스게 자체적으로 진행해도 충분히 가능해보였다. 그것은 돈낭비입니다! 대신 의미 있게 돈을 써보자고 제안해보았다. [그..그것이 무엇이오?] 😲
📖진짜 풀어야 할 숙제는 '단어'였다📖
스스게의 핵심가치를 리더와 구성원이 서로 다르게 오해하고 있었고,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들은 이 생소한 문화에 갸웃거리기 일쑤였다. 조직문화가 단단하다는 건 채용의 허들 또한 높다는 얘기다. 당연히 아무나 뽑지 않으니 채용인원은 소수다. 게임회사는 바쁘다. 퇴사도 줄여야 하고, 이상한 사람들도 들어와선 안된다. 핏이 잘 맞는 사람들이 남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핵심가치를 서로 오해하고 있다? 그건 위험하지. (확실히 스스게는 일반적인 게임회사의 문화와는 사뭇 다르다.)
그래서 스스게의 핵심가치인 '자율과 책임' 그 단어의 정의에 먼저 집중하기로 한다.
"자율이 무엇이냐?"
이것은 할 것과 안할 것을 나누는 게 아니다. 자율과 책임을 각각 정의내리고 자율만을 장려하면 된다. 책임없이 자율을 남용한다면 경고가 주어질거고, 반복되면 조직의 결단과 선택이 있을 뿐이다. 그렇게 우리는 스스게의 기둥을 다시 뜯어 재해석하고 조직이 구성원에게 기대하는 것들을 명확히 정립하기로 했다. 그냥 나누면 재미가 없다. 딱딱한 경영용어나 스타트업에서 쓰는 멋드러진 영어이름도 본질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생각해봤지. 우리 게임회사잖아? 본부, 팀이란 단어대신 '레이드'라는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결국 우리 서로 다른 캐릭터가 모여있는 거 아닌가. 그렇다면 게임회사답게 조직원 모두를 5개의 캐릭터로 나누어보자!
- 문제를 정의하고 화두를 던지는 샤먼
- 모두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지식을 전파하는 프리스트
- 서로 다른 의견과 생각을 정리하는 드루이드
- 우리의 원칙을 지키고, 조직 전체의 역량을 드높이는 팔라딘
- 제일 먼저 달려나가 해결책을 찾아내는 리퍼
캐릭터마다 주요 역할과 기대치가 주어진다. 사용할 수 있는 스킬도 주어진다. 조직내에서 그들은 자기 캐릭터에 맞게 조직에 기여한다. 필요하다면 스킬도 사용한다. 기대치는 꽤나 높다.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레벨을 하나하나 쌓아간다.
리더는 캐릭터로써의 레벨업을 도와준다. 정기적인 원온원으로 캐릭터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체크한다. 캐릭터는 본인이 직접 선택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전직할 수도 있다.
다만, 어떤 캐릭터든 한 가지는 반드시 선택해야 하며, 목표를 향한 레이드(Raid)원으로써 충실히 손을 놀려야 한다. 진짜 게임이었다면 어땠을까. 스킬 엉뚱한 곳에 쓰고 1초라도 늦게 딜을 넣으면 부모님 안부가 바로 날아왔겠지만, 이곳은 그렇지 않다. 장기전이다. 그래서 서로를 아끼고 성장시킨다. 이쯤에서 휘파람이라도 불어야 하는 거 아닌가. 휘오오오오!
게임회사는 궁극적으로 미지의 세계다. 있는 게임 운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작을 만들어 대박 터뜨리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 승부처는 신작의 대흥행에 있다. 대박은 누구도 짐작할 수 없다. 그렇기에, 결과물보단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스스게의 철학이다.
정말 멋진 회사고, 2023년에 만났던 클라이언트 중 가장 큰 감동을 안겨준 곳이기도 하다. 리더들이 조직문화에 진심이고, 성숙한 경험과 지식을 지니고 있을 때. 어떤 새로운 것들이 등장하는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이제 내 얘긴 그만하고, 스스게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자.
누구보다
조직문화에
진심인 스스게
Q. 스스게 홈페이지를 보면 첫 번째 항목이 '조직문화'라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보통 첫 번째 탭은 Home.. About 이런 건데... 조직문화가 소개보다 앞선 게 좀 신기했거든요. 스스게가 조직문화에 진심인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낙엽(대표)님 : 뇌의 신경세포 연결점을 시냅스라고 하죠. 이 연결이 많아지고 강화되면서 기억하고 학습하는 것이 발달하는 것처럼 어느 조직이든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것은 조직 내부의 연결성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시너지를 만들어 내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조직문화에 관심을 갖고 강조하고 있어요.
조직문화가 첫 번째 항목인 스스게의 홈페이지.
Q. 시냅스가 나왔군요. 오오...말씀을 들어 보니 조직에 대한 낙엽 님의 긍정적 경험이 바탕이 된 것 같아요.
낙엽 님 : 맞아요. 각자 개인이 아니고 함께 모인 조직이기에 할 수 있는 일이 있죠. 조직이 보여주는 위대한 힘이 있고요. 이것은 모두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해요. 혼자일 때는 절대 할 수 없다가도 둘이 되었을 때, 셋이 되었을 때 비로소 엄청난 일을 이루곤 하죠. 아마 한 번쯤 누구나 경험했을 거예요. 저는 조직문화가 개인의 긍정적 생각을 더욱 굳게 다진다고 봐요.
Q. 위에서도 말한 홈페이지의 '조직문화' 항목에 들어가 보면 첫머리에 "우리 서비스에 특화된 조직문화를 우리만의 방식으로 만들고자 합니다"라고 쓰여 있어요. 사실 지금도 충분히 단단한 문화가 구축되어 있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대표님 생각하시기에 현재 어느 정도 목표를 이루었다고 생각하세요?
낙엽 님 : 끝없이, 계속해서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조직이 존재하는 동안 계속될 거예요. 이번에 작업한 스스게만의 기대치 정립이나 OKR 등 모든 것은 툴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툴을 갖췄다고 일을 잘하게 되고, 또 조직이 잘 돌아가는 건 아니에요. 그 툴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봐요.
그 끝은 어디인가
저는 새로운 구성원이 합류하면 늘 강조하는 것이 있어요. "당신은 대체 불가능한 인력이에요"라고요. 이건 '당신이 없으면 우리 회사는 돌아가지 않아요'라는 의미가 아니에요. 그렇게 말하지 않죠. 동일한 역량을 가진 다른 사람이 있다면 업무는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렇게 대체된 단 한 사람으로 인해 우리 조직의 문화는 다르게 바뀔 수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대체 불가능한 거죠.
스스게다움을
만드는 것
Q. 우리 리더님들은 '다른 건 몰라도 스스게에서 이것만은 사수해야 한다!'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있을까요?
승짱 님(T를 맡고 계심) : 팀워크를 잊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지 않나 싶어요. 모든 자율과 책임은 팀워크를 생각할 때 의미가 달라지거든요. 구성원이 모두 A급 역량을 갖추지는 않지만, 한데 모여 팀이 되었을 때의 시너지와 역량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시드 님(뭐든 두 가지로 요약하는 좋아하는 편) : 구성원을 향한 믿음인 것 같아요. 다른 회사들을 보면 여러 규정으로 구성원들을 묶으려고 하던데요. 그런 것을 보면 우리가 사람을 믿으려는 시도는 좋은 것 같아요. 아마도 이 믿음이 우리 조직의 가장 큰 자산이 될 거에요. 물론 믿는 만큼 돌아오지 않을 때도 있긴 합니다. (와하하하하)
찰스 님(비싼 걸 사모으는 취미가 있는 편) : 커뮤니케이션이요. 개발자의 언어로 말하자면, 요즘 생성형 AI를 많이 사용하잖아요. 하나의 LLM을 활용하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해요. 여러 에이전트를 통합할 창구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거든요.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전진. 이것이 중요해요.
서얌 님(색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편) : 놀 때 놀고, 일할 땐 일하는 것이요. 우리는 구성원 사이의 인터렉션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다른 게임사를 보면 꽤 수직적 구조를 가지고 있더라고요. 그에 반해 우리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요. 이런 걸 지켜가면 좋겠어요.
자룡 님(아파도 할 일은 해야한다는 편) : 우리가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는 걸 놓지 않았으면 해요. 아주 가끔 신뢰를 악용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 우리 조직이 얼마나 천국인지 말해주고 싶기도 해요. (웃음)
나봉 님(대들지 못할 포스가 있는 편) : 자신의 일을 완수하는 책임감이요. 방금 자룡 님이 중요한 메시지를 주셨는데요. 사실 우리 조직은 모럴 헤저드가 생길 수 있는 환경이에요. 그렇게 풀어지기 쉬운 환경임에도 풀어지지 않을 때 우리가 유지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소가 님(갓 입사하신 편) : 저도 신뢰요. 이 조직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워크숍에 참여했는데요. 그 자리에서 서로의 의견에 아니라고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는 것이 놀라웠어요.
낙엽 님(마지막 순서라 눈치보심) : 리더 분들이 다 얘기하신 것 같아요. 그 중에서도 놀 때 놀고, 레이드를 할 때만큼은 집중하는 것. 이것 아닐까 해요.
스스게의 기대치,
5가지 캐릭터
Q. 지난 6월, 첫 미팅을 시작으로 긴 시간을 투자해 스스게만의 기대치를 정립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어요.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흥미로웠던 점,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어떤 것이었나요?
(사실 리더님들은 4시간이 넘는 미팅을 거의 4번 이상 반복했었고, 마지막 워크샵은 10시간 짜리였음...다들 고생..)
찰스 님 : 10월 초에 북촌에서 진행했던 리더 워크숍이요! 사실 교통편을 생각해 처음에는 다른 후보지를 선택했었지만, 직접 가본 워크숍 장소는 물론이고 주변 경치는 정말 훌륭했어요. (일동 공감)
승짱 님 : 그동안 시간 제약으로 서로의 생각을 동기화하는 것이 아쉬웠는데요. 긴 시간 같은 주제로 논의하는 과정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 재미있었어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알게 된 것이 의미 있었어요.
낙엽 님 : 프로젝트의 매 순간이 재미있었어요. 목표를 향해 어떻게 진행해 나가느냐가 참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우리 내부에도 이런 논의 과정을 이끌어갈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어요.
시드 님 : 리더 미팅 때 보았던, “이것은 제 자율입니다!” 하는 그 그림이 기억에 남아요. 자율을 오해한 모습을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했어요. (아래 그림... 내가 그림)
“이것은 제 자율입니다!” 자율을 오해한 모습
Q. 긴 시간 동안 함께 많은 미팅을 하고 정말 치열하게 논의를 했어요. ‘아, 이런 건 좀 힘들었다’라든가, ‘돌아 보니 이 때가 고비였다’ 싶은 순간도 있었나요? (질문하면서 조심스러웠음. 맨날 힘들었거든)
승짱 님 : 그동안은 잘 몰랐었는데요. 리더 워크숍을 하면서 조직별로, 직책별로 가지고 있는 생각이 참 많이 다르구나 하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어요. (의견이 겁나 안좁혀짐. 그래서 힘들었다는 의미같음)
찰스 님 : 어쩌면 우리 리더 그룹은 역할 특성상 일부 캐릭터에 편향되어 있을 수도 있을 텐데요. 어떻게 하면 우리의 다섯 캐릭터의 기대치를 업무 현장에서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어요. (찰스님 캐릭터가 꽤나 독보적인 편)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Q. 이번에 정립한 스스게의 기대치를 외부에 소개하게 된다면 어떤 점을 매력 포인트로 꼽을 수 있을까요?
낙엽 님 : 5개 캐릭터가 조직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점이 아닐까 싶어요. 작업하는 과정에서 모두가 공감하고 공유했던 것처럼 지금 현재 구성원을 단순히 설명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되거든요.
찰스 님 : 룰을 정하기보다 사람을 중심으로 바라본다는 시각이요.
서얌 님 : 각 캐릭터가 하는 말, 각 캐릭터에게 기대하는 바가 나와 있다 보니 그 기대치에 도달하도록 격려하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해요. 그리고 중요한 건 일상에서 쉽게 사용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드루이드시잖아요. 정리해주세요"라든가 "리퍼! 출동해주세요!"처럼요.
모든 캐릭터엔 기대치가 정해져 있어요!
자룡 님 : 서얌 님 말씀처럼 이미 구성원 사이에서 농담처럼, 밈처럼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스스게의 구성원에게 조직이 기대하는 5가지 모습을 표현한 캐릭터들.
Q. 벌써부터 일을 할 때 자연스럽게 활용하고 계신다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에요.
나봉 님 : 저는 얼마 전에 2차 면접에 참여했는데요. 면접관 분들과 면접 리뷰를 하면서 "그 분은 리퍼 성향인 것 같았어요"라고 하기도 했어요.
Q. 현재 우리 조직에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를 긴 설명 없이 단 한 단어로 설명하고 서로 공감할 수 있겠어요.
낙엽 님 : 우리는 무난하고 다 잘할 것 같은 사람보다 어떤 것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하는 게 중요해요. 그런 면에서 무척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메인스킬과 성장 후 스킬을 규정한다!
조직문화라는
거대한 퀘스트를
풀어갈 장비
Q. 조직문화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고, 더 나은 조직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회사에게 어떤 조언을 하고 싶으세요?
낙엽 님 :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고민 끝에 정리된 생각들을 종합해 ‘이것이 이상적인 조직문화다’라는 것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걸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그것을 구체화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긴 시간 우리 리더들과 정말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하면서 조직문화를 만들어갈 기본 툴을 얻게 된 것 같아요. 스스게에게는 5개의 캐릭터를 통해 정리한 기대치가 스스게만의 조직문화를 위한 좋은 도구가 될 거예요. 그렇기에 조직문화에 관심을 갖고 고민하며 방법을 찾는다면 ‘조직문화를 위해 이러이러하게 쓰일 툴을 만들겠다’라는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아요.
스스게를 이끌고 있는 낙엽 님.
Q. 마지막으로, 5년 후 스스게는 어떤 회사가 되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나요?
낙엽 님 : 분사 후 벌써 4년이 지난 걸 보면 5년이라는 시간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일 것 같아요. 우리가 그동안 발견한 여러 툴을 통해 비약적 발전을 할 시간이 될 거예요. 5년 후에는 거대하게 몸집만 큰 어른아이가 아니라 균형이 잘 잡힌 모습으로 성장했으면 해요. 질적 성장이죠.
자룡 님 : 속물적인 목표인데요. 우리 게임이 잘 되어서 지금보다 더 넓은 사무실로 이사하고, 주차장에 직원들이 각자의 차를 주차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웃음) 이렇게 한자리에 만난 것도 인연인데 다들 잘됐으면 좋겠어요. 아, 하나 더. 팀을 하나 꾸려 원하는 게임을 만들면 좋겠어요.
나봉 님 : 구직자 입장에서 매력적이라고 느낄 수 있는 회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더 좋은 인재들과 성장할 수 있는 회사가 되길 바라요.
시드 님 : 50살까지 다닐 수 있는 회사요. (웃음) 팀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규모가 커져도 팀워크가 유지되는 회사가 되면 좋겠어요. 그리고 신뢰에 기반하는 조직문화가 유지되길 바라요. 마지막으로 많은 기회가 있는 회사가 되면 좋겠어요.
승짱 님 : 일하는 수준이 높아졌으면 좋겠어요. 우리 시스템은 관리자가 없는 시스템인 만큼 앞으로도 출퇴근이나 일일 업무에 집착하는 것보다 큰 목표에 집중하는 회사가 되면 좋겠어요.
찰스 님 : 회사에 내 지분이 5% 이상 되면?! (웃음) 그리고 훌륭한 인재가 많은 회사가 되면 좋겠네요.
서얌 님 : 서로 업무를 체크하고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내고 또 서로의 일에 참여하면서 일하는 수준이 높아지면 좋겠어요.
소가 님 : 구직자들이 매력을 느끼는 회사가 되면 좋겠어요.
맺는 얘기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건 꽤나 깊은 늪 속에 뛰어들어 흩어진 보물들을 끄집어 내는 일과 같다. 모두가 숨을 참고 잘 보이지 않는 물 속을 헤집어야 하는 고된 작업이다. 이렇게 바쁜 시기에 20시간이 넘게 시간을 내며 매번 즐거운 모습을 잃지 않았던 리더님들을 보며, 여러 생각이 교차한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하나하나 꼼꼼하게 챙기고, 계속 다듬어야 한다. 이들은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뉴스에 나고, 업계를 뒤흔들지 않아도 좋다. 스스게에 어울리는 사람이 남을 것이고, 문화를 해치는 사람은 발길을 돌리게 될 것이다. 단단하고 건강한 색깔을 유지하며, 달려나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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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회사에 주술사가 있고, 성직자와 자연과 소통하는 드루이드도 존재하고 있다. 반지의 제왕 이야기가 아니라, 남부터미널 근처 어디쯤 (남부터미널은..중간계인가!?) 실제로 존재하는 회사 이야기다. 들어서자마자 플스로 디제이맥스 시원하게 때려주는 직원들의 모습을 보며 미팅하러 왔단 사실을 잠시 잊고 어깨 춤을 들썩이고 말았다. 흠흠, 이번 인터뷰는 모르는 곳을 무작정 찾아간 게 아니고 함께 4개월을 달려온 우리 클라이언트 이야기다. 바로, 스마트스터디게임즈(이하 스스게). 딱 이름에서 느껴지듯 게임 회사. 스마트스터디란 단어에 약간 놀랐다면 진정하자. 숫자 놀이 게임을 만드는 곳이 아니다.
이 이야기부터 해야겠네. 흠흠!
아기상어를 탄생시킨 핑크퐁 컴퍼니의 이름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만약 들어보지 못했다면 미디어에 전혀 노출되지 않은 당신의 순수함에 경의를 표한다. 핑크퐁 컴퍼니의 예전 이름은 '스마트스터디' 였고, 그 자회사가 바로 '스마트스터디게임즈(이하 스스게)'. 대한민국에서 흔치 않게 7년 동안 서비스 중인 글로벌 게임인 ‘몬스터 슈퍼 리그’가 바로 스스게의 작품이다.
최초 의뢰는 컬처덱을 만들어달라는 것이었다. 스스게의 홈페이지에서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조직문화 페이지를 찬찬히 읽어보았다. 왓더, 뭔가 체계적이야. 줏대가 있어! 색깔이 분명해. 이미 스스게는 조직문화에 대한 작업을 심도 있게 진행한 경험이 있었고, 대표님과 리더의 의지 또한 몹시 높은 조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게임회사는 교육회사에서 출발했다. 핑크퐁컴퍼니의 조직문화도 놀랍도록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DNA를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다. 멋져!
컬처덱을 만들어달라는 대표님의 얘기를 찬찬히 듣고는, 단칼에 이렇게 말했다.
그저 존재하는 문화를 정돈하는 정도라면, 스스게 자체적으로 진행해도 충분히 가능해보였다. 그것은 돈낭비입니다! 대신 의미 있게 돈을 써보자고 제안해보았다. [그..그것이 무엇이오?] 😲
📖진짜 풀어야 할 숙제는 '단어'였다📖
스스게의 핵심가치를 리더와 구성원이 서로 다르게 오해하고 있었고,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들은 이 생소한 문화에 갸웃거리기 일쑤였다. 조직문화가 단단하다는 건 채용의 허들 또한 높다는 얘기다. 당연히 아무나 뽑지 않으니 채용인원은 소수다. 게임회사는 바쁘다. 퇴사도 줄여야 하고, 이상한 사람들도 들어와선 안된다. 핏이 잘 맞는 사람들이 남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핵심가치를 서로 오해하고 있다? 그건 위험하지. (확실히 스스게는 일반적인 게임회사의 문화와는 사뭇 다르다.)
그래서 스스게의 핵심가치인 '자율과 책임' 그 단어의 정의에 먼저 집중하기로 한다.
"자율이 무엇이냐?"
이것은 할 것과 안할 것을 나누는 게 아니다. 자율과 책임을 각각 정의내리고 자율만을 장려하면 된다. 책임없이 자율을 남용한다면 경고가 주어질거고, 반복되면 조직의 결단과 선택이 있을 뿐이다. 그렇게 우리는 스스게의 기둥을 다시 뜯어 재해석하고 조직이 구성원에게 기대하는 것들을 명확히 정립하기로 했다. 그냥 나누면 재미가 없다. 딱딱한 경영용어나 스타트업에서 쓰는 멋드러진 영어이름도 본질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생각해봤지. 우리 게임회사잖아? 본부, 팀이란 단어대신 '레이드'라는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결국 우리 서로 다른 캐릭터가 모여있는 거 아닌가. 그렇다면 게임회사답게 조직원 모두를 5개의 캐릭터로 나누어보자!
캐릭터마다 주요 역할과 기대치가 주어진다. 사용할 수 있는 스킬도 주어진다. 조직내에서 그들은 자기 캐릭터에 맞게 조직에 기여한다. 필요하다면 스킬도 사용한다. 기대치는 꽤나 높다.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레벨을 하나하나 쌓아간다.
리더는 캐릭터로써의 레벨업을 도와준다. 정기적인 원온원으로 캐릭터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체크한다. 캐릭터는 본인이 직접 선택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전직할 수도 있다.
다만, 어떤 캐릭터든 한 가지는 반드시 선택해야 하며, 목표를 향한 레이드(Raid)원으로써 충실히 손을 놀려야 한다. 진짜 게임이었다면 어땠을까. 스킬 엉뚱한 곳에 쓰고 1초라도 늦게 딜을 넣으면 부모님 안부가 바로 날아왔겠지만, 이곳은 그렇지 않다. 장기전이다. 그래서 서로를 아끼고 성장시킨다. 이쯤에서 휘파람이라도 불어야 하는 거 아닌가. 휘오오오오!
게임회사는 궁극적으로 미지의 세계다. 있는 게임 운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작을 만들어 대박 터뜨리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 승부처는 신작의 대흥행에 있다. 대박은 누구도 짐작할 수 없다. 그렇기에, 결과물보단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스스게의 철학이다.
정말 멋진 회사고, 2023년에 만났던 클라이언트 중 가장 큰 감동을 안겨준 곳이기도 하다. 리더들이 조직문화에 진심이고, 성숙한 경험과 지식을 지니고 있을 때. 어떤 새로운 것들이 등장하는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이제 내 얘긴 그만하고, 스스게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자.
누구보다
조직문화에
진심인 스스게
낙엽(대표)님 : 뇌의 신경세포 연결점을 시냅스라고 하죠. 이 연결이 많아지고 강화되면서 기억하고 학습하는 것이 발달하는 것처럼 어느 조직이든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것은 조직 내부의 연결성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시너지를 만들어 내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조직문화에 관심을 갖고 강조하고 있어요.
낙엽 님 : 맞아요. 각자 개인이 아니고 함께 모인 조직이기에 할 수 있는 일이 있죠. 조직이 보여주는 위대한 힘이 있고요. 이것은 모두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해요. 혼자일 때는 절대 할 수 없다가도 둘이 되었을 때, 셋이 되었을 때 비로소 엄청난 일을 이루곤 하죠. 아마 한 번쯤 누구나 경험했을 거예요. 저는 조직문화가 개인의 긍정적 생각을 더욱 굳게 다진다고 봐요.
낙엽 님 : 끝없이, 계속해서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조직이 존재하는 동안 계속될 거예요. 이번에 작업한 스스게만의 기대치 정립이나 OKR 등 모든 것은 툴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툴을 갖췄다고 일을 잘하게 되고, 또 조직이 잘 돌아가는 건 아니에요. 그 툴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봐요.
저는 새로운 구성원이 합류하면 늘 강조하는 것이 있어요. "당신은 대체 불가능한 인력이에요"라고요. 이건 '당신이 없으면 우리 회사는 돌아가지 않아요'라는 의미가 아니에요. 그렇게 말하지 않죠. 동일한 역량을 가진 다른 사람이 있다면 업무는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렇게 대체된 단 한 사람으로 인해 우리 조직의 문화는 다르게 바뀔 수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대체 불가능한 거죠.
스스게다움을
만드는 것
승짱 님(T를 맡고 계심) : 팀워크를 잊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지 않나 싶어요. 모든 자율과 책임은 팀워크를 생각할 때 의미가 달라지거든요. 구성원이 모두 A급 역량을 갖추지는 않지만, 한데 모여 팀이 되었을 때의 시너지와 역량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시드 님(뭐든 두 가지로 요약하는 좋아하는 편) : 구성원을 향한 믿음인 것 같아요. 다른 회사들을 보면 여러 규정으로 구성원들을 묶으려고 하던데요. 그런 것을 보면 우리가 사람을 믿으려는 시도는 좋은 것 같아요. 아마도 이 믿음이 우리 조직의 가장 큰 자산이 될 거에요. 물론 믿는 만큼 돌아오지 않을 때도 있긴 합니다. (와하하하하)
찰스 님(비싼 걸 사모으는 취미가 있는 편) : 커뮤니케이션이요. 개발자의 언어로 말하자면, 요즘 생성형 AI를 많이 사용하잖아요. 하나의 LLM을 활용하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해요. 여러 에이전트를 통합할 창구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거든요.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전진. 이것이 중요해요.
서얌 님(색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편) : 놀 때 놀고, 일할 땐 일하는 것이요. 우리는 구성원 사이의 인터렉션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다른 게임사를 보면 꽤 수직적 구조를 가지고 있더라고요. 그에 반해 우리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요. 이런 걸 지켜가면 좋겠어요.
자룡 님(아파도 할 일은 해야한다는 편) : 우리가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는 걸 놓지 않았으면 해요. 아주 가끔 신뢰를 악용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 우리 조직이 얼마나 천국인지 말해주고 싶기도 해요. (웃음)
나봉 님(대들지 못할 포스가 있는 편) : 자신의 일을 완수하는 책임감이요. 방금 자룡 님이 중요한 메시지를 주셨는데요. 사실 우리 조직은 모럴 헤저드가 생길 수 있는 환경이에요. 그렇게 풀어지기 쉬운 환경임에도 풀어지지 않을 때 우리가 유지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소가 님(갓 입사하신 편) : 저도 신뢰요. 이 조직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워크숍에 참여했는데요. 그 자리에서 서로의 의견에 아니라고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는 것이 놀라웠어요.
낙엽 님(마지막 순서라 눈치보심) : 리더 분들이 다 얘기하신 것 같아요. 그 중에서도 놀 때 놀고, 레이드를 할 때만큼은 집중하는 것. 이것 아닐까 해요.
스스게의 기대치,
5가지 캐릭터
(사실 리더님들은 4시간이 넘는 미팅을 거의 4번 이상 반복했었고, 마지막 워크샵은 10시간 짜리였음...다들 고생..)
찰스 님 : 10월 초에 북촌에서 진행했던 리더 워크숍이요! 사실 교통편을 생각해 처음에는 다른 후보지를 선택했었지만, 직접 가본 워크숍 장소는 물론이고 주변 경치는 정말 훌륭했어요. (일동 공감)
승짱 님 : 그동안 시간 제약으로 서로의 생각을 동기화하는 것이 아쉬웠는데요. 긴 시간 같은 주제로 논의하는 과정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 재미있었어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알게 된 것이 의미 있었어요.
낙엽 님 : 프로젝트의 매 순간이 재미있었어요. 목표를 향해 어떻게 진행해 나가느냐가 참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우리 내부에도 이런 논의 과정을 이끌어갈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어요.
시드 님 : 리더 미팅 때 보았던, “이것은 제 자율입니다!” 하는 그 그림이 기억에 남아요. 자율을 오해한 모습을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했어요. (아래 그림... 내가 그림)
승짱 님 : 그동안은 잘 몰랐었는데요. 리더 워크숍을 하면서 조직별로, 직책별로 가지고 있는 생각이 참 많이 다르구나 하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어요. (의견이 겁나 안좁혀짐. 그래서 힘들었다는 의미같음)
찰스 님 : 어쩌면 우리 리더 그룹은 역할 특성상 일부 캐릭터에 편향되어 있을 수도 있을 텐데요. 어떻게 하면 우리의 다섯 캐릭터의 기대치를 업무 현장에서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어요. (찰스님 캐릭터가 꽤나 독보적인 편)
낙엽 님 : 5개 캐릭터가 조직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점이 아닐까 싶어요. 작업하는 과정에서 모두가 공감하고 공유했던 것처럼 지금 현재 구성원을 단순히 설명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되거든요.
찰스 님 : 룰을 정하기보다 사람을 중심으로 바라본다는 시각이요.
서얌 님 : 각 캐릭터가 하는 말, 각 캐릭터에게 기대하는 바가 나와 있다 보니 그 기대치에 도달하도록 격려하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해요. 그리고 중요한 건 일상에서 쉽게 사용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드루이드시잖아요. 정리해주세요"라든가 "리퍼! 출동해주세요!"처럼요.
자룡 님 : 서얌 님 말씀처럼 이미 구성원 사이에서 농담처럼, 밈처럼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나봉 님 : 저는 얼마 전에 2차 면접에 참여했는데요. 면접관 분들과 면접 리뷰를 하면서 "그 분은 리퍼 성향인 것 같았어요"라고 하기도 했어요.
낙엽 님 : 우리는 무난하고 다 잘할 것 같은 사람보다 어떤 것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하는 게 중요해요. 그런 면에서 무척 좋을 것 같아요.
조직문화라는
거대한 퀘스트를
풀어갈 장비
낙엽 님 :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고민 끝에 정리된 생각들을 종합해 ‘이것이 이상적인 조직문화다’라는 것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걸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그것을 구체화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긴 시간 우리 리더들과 정말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하면서 조직문화를 만들어갈 기본 툴을 얻게 된 것 같아요. 스스게에게는 5개의 캐릭터를 통해 정리한 기대치가 스스게만의 조직문화를 위한 좋은 도구가 될 거예요. 그렇기에 조직문화에 관심을 갖고 고민하며 방법을 찾는다면 ‘조직문화를 위해 이러이러하게 쓰일 툴을 만들겠다’라는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아요.
낙엽 님 : 분사 후 벌써 4년이 지난 걸 보면 5년이라는 시간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일 것 같아요. 우리가 그동안 발견한 여러 툴을 통해 비약적 발전을 할 시간이 될 거예요. 5년 후에는 거대하게 몸집만 큰 어른아이가 아니라 균형이 잘 잡힌 모습으로 성장했으면 해요. 질적 성장이죠.
자룡 님 : 속물적인 목표인데요. 우리 게임이 잘 되어서 지금보다 더 넓은 사무실로 이사하고, 주차장에 직원들이 각자의 차를 주차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웃음) 이렇게 한자리에 만난 것도 인연인데 다들 잘됐으면 좋겠어요. 아, 하나 더. 팀을 하나 꾸려 원하는 게임을 만들면 좋겠어요.
나봉 님 : 구직자 입장에서 매력적이라고 느낄 수 있는 회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더 좋은 인재들과 성장할 수 있는 회사가 되길 바라요.
시드 님 : 50살까지 다닐 수 있는 회사요. (웃음) 팀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규모가 커져도 팀워크가 유지되는 회사가 되면 좋겠어요. 그리고 신뢰에 기반하는 조직문화가 유지되길 바라요. 마지막으로 많은 기회가 있는 회사가 되면 좋겠어요.
승짱 님 : 일하는 수준이 높아졌으면 좋겠어요. 우리 시스템은 관리자가 없는 시스템인 만큼 앞으로도 출퇴근이나 일일 업무에 집착하는 것보다 큰 목표에 집중하는 회사가 되면 좋겠어요.
찰스 님 : 회사에 내 지분이 5% 이상 되면?! (웃음) 그리고 훌륭한 인재가 많은 회사가 되면 좋겠네요.
서얌 님 : 서로 업무를 체크하고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내고 또 서로의 일에 참여하면서 일하는 수준이 높아지면 좋겠어요.
소가 님 : 구직자들이 매력을 느끼는 회사가 되면 좋겠어요.
맺는 얘기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건 꽤나 깊은 늪 속에 뛰어들어 흩어진 보물들을 끄집어 내는 일과 같다. 모두가 숨을 참고 잘 보이지 않는 물 속을 헤집어야 하는 고된 작업이다. 이렇게 바쁜 시기에 20시간이 넘게 시간을 내며 매번 즐거운 모습을 잃지 않았던 리더님들을 보며, 여러 생각이 교차한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하나하나 꼼꼼하게 챙기고, 계속 다듬어야 한다. 이들은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뉴스에 나고, 업계를 뒤흔들지 않아도 좋다. 스스게에 어울리는 사람이 남을 것이고, 문화를 해치는 사람은 발길을 돌리게 될 것이다. 단단하고 건강한 색깔을 유지하며, 달려나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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