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덱 책을 출간하고, 인스타를 제법 많이 확인하게 되었다. 아마 그날도 [어디 또 오늘은 어떤 포스팅이 올라왔나아아아.] 스크롤을 휘휘 넘기며 하트 눌러줘야지 히히거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던 와중 손가락이 턱! 멈춘 건 바로 네오테크의 포스팅이었다. 컬처덱 책에서 언급했던 그 오프닝 세레모니, 그러니까 '이제 우리 컬처덱 만들거예요!' 라고 전사구성원에게 알리는 행사를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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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가 이 진심
아니, 솔직히 컬처덱 만드는 우리도 코로나다 뭐다 해서,
요즘 그냥 약식으로 하고 있는데...
이렇게 우르르 모여 이것을 진짜 해버렸다고?😮
그로부터 5개월이 지났고, 잠시 그때의 기억이 잊혀질 때쯤.
다시!! 포스팅이 올라왔는데. 와우 지쟈쓰. 실제로 컬처덱이 완성됐고,
또 전사가 모여 이번엔 엔딩세레모니(컬처덱의 선포를 전사에 알리는 선언식)을 하는 것이 아닌가?
이건 도저히 참을 수가 없는 것이다. 만나봐야겠다! 도대체 뭘 어떻게 만들어길래 이렇게 모든 직원이 서킷에 나와서 자동차를 모아놓고 세레모니를 하는 것이며 도대체 그 안엔 무엇이 담겨있을까.
글로벌 튜닝 슈퍼기업을 꿈꾸는 회사 '네오테크'를 만나보았다. (8월에 김천까지 가버린 것이다!)
이런 거 아니다.
네오테크는 자동차 튜닝회사다. 부왕부왕거리는 마후라 개조해서 동네방네 시끄럽게 하는 그런 튜닝이 아니다. 마르칸처럼 키메라급 혼종을 만드는 그런 튜닝도 아니다.
아무리 좋은 차라고 해도 결국 공장에서 만들어진 공산품이다. 사람마다 엑셀과 브레이크, 쇼크 업소버(a.k.a 쇼바) 등 승차감과 안전을 좌우하는 부품들을 커스터마이징하고 싶은 마음이 그득한 것이다. 운전을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금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살짝 눌러도 발작하듯 멈추는 브레이크도 있고, 뭔가 출렁출렁 굉장히 불편한 엑셀도 있었다. 돌려도 돌려도 내 맘같지 않게 마이웨이로 달리는 핸들도 있었네. 나에게 맞춘 최적의 승차감을 만드는 건 단순히 '멋'을 위한 작업이 아니었다. 안전과 쾌적함. 비싸디 비싼 자동차의 제값을 되찾아주는 회사인 것이다.
네오테크는 현재 국내 부동의 1위 튜닝 부품 제조 전문 기업이다. 제조기업. 이 단어만 들으면 갑자기 지긋한 어르신들의 연륜이 떠오르지만, 네오테크는 평균연령 31세! 사내 스크린골프장을 직접 지을 정도의 열정!! 지금 글로벌 진출로 무척이나 바쁜데다 최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으로부터 ‘성장공유형 자금’ 투자를 유치했다. 제조에서 글로벌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려하는 이 기업의 대표를 만나보자!
네오테크 이준명 대표님
Q. 대표님, 이게 지금 2대째 하시는 사업이시죠? 그냥 턱 물려받았다고 하기엔, 지금 너무도 큰 변화들이 있는데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음...열등감 얘기를 먼저 해야겠어요. 저에겐 좋은 열등감이 있거든요. 그래서 당연하게 더 해야지 뭐. 그런 생각을 해요. 제 형은 소위 ‘엘리트’였어요. 그것도 지역에서 유명한 수준의 엘리트요. 좋은 대학을 나오고 대기업에 들어가셨죠. 그렇지만 저는 아니었거든요. 저는 그냥 중상위권 정도. 형이 너무 뛰어나니까 늘 비교 대상이 되었죠. 고등학생 때는 “너희 형 반만 해라”, “넌 나중에 뭐 먹고 살래?” 이런 말들을 많이 듣기도 했어요.
Q. 지쟈쓰... 하지만 큰 상처가 되진 않으셨나요?
그런 말을 들으면서도 저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그래, 한번 보자. 나중에 누가 웃나 한번 보자’ 했죠. 그런데 대학에 가서 보니 이거 인생이 대학 서열대로 가겠다 싶은 거예요.
저는 고등학교 때 이미 이 분야로 오려고 마음을 먹었어요. 그래서 남들이 수능을 공부할 때 저는 수능도 공부했지만 차 공부도 같이 했어요. 대학에 가자마자 일을 시작했고, 틈틈이 공강 때도 아버지를 도와 영업을 다녔어요. 네오테크는 제가 2대째 이어서 하고 있으니까 근처에 영업을 다니고 그랬죠. 제가 27살에 대표가 되었거든요. 그렇게 일에 완전히 올인하면서 살았죠. 물론 제가 창업주의 자녀이지만, 누가 역량 없는 사람한테 그런 직책을 주겠어요.
그래서 마이너가 메이저가 되는 게임을 한번 해보니 '이게 제법 가치가 있다, 재미도 있다, 그리고 무척 희망차다!' 그렇게 느꼈어요. 그래서 우리 직원들도 어떻게 보면 중소기업에 들어왔고, 마이너로 시작을 했으니까 이분들을 데리고 메이저로 올라가자라는 게 제 생각이에요. 하지만.....정말 정말 힘들었다. (웃음)
Q. 오, 지금 많은 변화를 겪고 있어요. 좋은 변화죠. 원래도 인스타를 보니 네오테크는 웰컴킷 제작이나 사내 스크린골프장 제작까지 회사 브랜딩은 물론 조직문화, 복지요소까지... 어찌보면 스피릿? 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런 정신같은 것에 진심이셨던 것 같아요. 그 와중에 컬처덱을 만들어야겠다! 생각하신 계기가 있으셨나요?
네오테크 웰컴킷.. 저런거 처음봐
펀딩사이트에 뜬 광고를 통해 《컬처덱》을 처음 알게 되었어요. 사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맨 처음 광고를 보았을 때는 전혀 신뢰할 수 없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것에 관심이 많고 도전하는 편이지만, 솔직히 크라우드 펀딩은 신뢰하지 않거든요. 제가 몸담고 있는 자동차 분야 펀딩을 그동안 눈여겨 봐왔는데 실망스러운 상품들이 너무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그냥 지나쳤죠. 그러다 광고를 반복해서 보게 되면서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의심에 의심을 거듭하며 나름의 ‘검증’을 끝낸 뒤 책뿐만 아니라 강의와 템플릿도 결제해 꼼꼼히 살펴보게 되었어요.
검증을 끝낼 수 있었던 건 물론 콘텐츠의 높은 완성도 때문이었지만, 결정적인 건 저자였어요. 제가 읽었던 책 중에 박창선 대표님께서 쓰신 책이 있었더라고요. 전부터 좋게 생각하던 저자였는데 《컬처덱》의 저자가 그분이었어요. ‘그 사람이 이 사람이야?’ 이렇게 돼서 크라우드 펀딩이지만, 저자를 믿고 한번 해보자 이렇게 됐어요.
Q. 오 맙소사. (수줍) 부끄러우니 이건 빨리 넘어가고, 사실 이런 문서가 없진 않았을 것 같아요. 네오테크가 해온 스타일을 보면...사실 이 전에도 비슷한 문서가 있엇을 것 같은데요.
컬처덱을 만들기 전에 네오테크에는 제가 직접 기획하고 글을 쓰고 제작한 ‘컴퍼니 핸드북’이 있었어요. 우리는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지, 비전은 무엇이고, 미션은 어떤 것인지, 우리와 함께 하려면 갖춰야 할 태도 등 문화적인 것들도 모두 담았죠. 저나 직원들이 신규 입사자 온보딩을 할 때 그 컴퍼니 핸드북을 활용했어요.
Q. 그런데 왜 그걸 그대로 쓰지 않고...
가장 크게 느낀 문제는 실제 조직문화에 반영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었어요. 그리고 업데이트를 하면서 다소 복잡해지고 하다 보니 직원들도, 심지어 저도 보지 않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한 곳에 모아 백과사전처럼 들고 다닐 수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직원들에게 나눠주지 않더라도 대표인 내 자리에라도 있어야 필요할 때 언제든 꺼내볼 수 있겠다 싶었죠.
그러던 차에 만난 게 박창선 대표님의 《컬처덱》이었어요. ‘여기서 말하는 컬처덱이라면 가능하겠다’, ‘이거라면 책으로 만들 가치가 있고, 직원들도 갖고 있고 볼 수 있게 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우리가 뭔가 업무 관련한 논의를 할 때 컬처덱을 기반으로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책을 읽을수록 말이죠.
억지로 설정샷을 요청해보았다
Q. 하하...그 너무 인터뷰라고 이렇게 띄워주시면 제가 지금 손발 보이시죠? 잘 구어진 버터구이 오징어 마냥..으아아아아...근데 사실 제가 책을 썼을 때도 '설마 이 모든 프로세스를 진짜 하는 사람은 없겠지?' 라는 생각을 좀 했었거든요. 저희 조차도 유도리있게 조율하면서 하는 터라. 아니 근데 이걸 진짜 하나하나 꼼꼼하게 지키면서 따라가셨더라고요. 사실 저희도 놀랐어요. 실제로 만들면서 엄청 힘들지 않으셨어요? 이게 진짜 보통 일이 아닌데..
네오테크는 협업 툴인 ‘플로우’를 사용하고 있어요. 와디즈로 컬처덱을 접하고 박창선 대표님의 강의도 들으면서 정리한 내용을 직원들과 나누었어요. 박 대표님의 《컬처덱》 책은 분량이 제법 되다 보니 내가 이해하고 의도한 바와 직원들이 이해한 바가 다를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제가 어떤 것을 기대하고, 또 생각하고 있는지를 정리했어요. 나는 이런 내용을 포함하고 싶다, 이제 네오테크의 컬처덱은 이러이러하게 만들어질 것이다 같은 것을요. 이런 내용을 전사에 공유한 뒤 컬처덱 제작을 위한 TF를 짰어요.그 다음에 컬처덱 기획회의를 열었고, 오프닝 세리머니 일자도 잡았어요.
Q. 근데 실제로 이런거 한다고 하면 약간 .. 아이고 또.. 이런 곡소리 분위기가 나는 경우가 많거든요.
맞아요. 사내에 컬처덱을 제작하겠다고 했을 때 아마 직원들은 이렇게 생각했을 거예요. ‘뭘 또 새로운걸 갖고 왔네?’, ‘컬처덱..? 뭐라는 건지’, ‘아이고, 점마 또 와 저라노..’ (웃음)
그렇게 시작한 후 책에 나온 프로세스를 하나씩 따라갔죠. 프로젝트 타임라인을 만들어 1주차부터 업무 분류, 세부 주제, 수행 일자, 내용 등을 잡아서 쭉 해봤어요. 근데 위기가 찾아왔죠. 한 3개월 정도 되었을 무렵이었어요. 당장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해내야만 하는 일들이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그동안은 눈에 보이는 결과가 없었죠. TF 구성원들이 개인적으로는 조금씩 진행하고는 있었는데 너무 느린 거예요. 콘텐츠 추가가 전혀 되지 않았죠.
(실제로 타임라인 기록을 보면 마무리를 앞둔 시점에 2주 정도는 프로젝트가 진척되지 않고 비어 있는 것을 볼 수 었었다. 근데 그것보다 이 모든 걸 타임라인으로 기록했다는 데에서 소름돋아 8월 김천 날씨에 난데없는 납량특집 폼 미쳤다. 실제로 이 컬처덱 프로젝트에 플로우를 얼마나 환상적으로 이용했으면, 플로우에서 직접 엠베서더와 강의요청을 했을 정도....)
Q. 근데 데드라인이 이제 다가오는거죠!?
맞아요! 어느새 제작을 할 때가 다가온 거예요. 4월 말에 태백 스피드웨이에서 진행하기로 한 전사 워크숍 때 컬처덱을 공개하기로 했었거든요. “우리 이거 밤을 새서라도 진도 나가자, 못했던 거 하자” 이렇게 마음을 다잡고 그때부터는 하루 이틀은 밤샘도 하면서 강하게 진행했죠. 처음 시작할 때 목차와 타임라인을 써놨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네비게이션 역할을 해줬어요. 우리가 지금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하도록.
맙소사...이걸 데일리로 하다니
실제로 대표님은 모든 컬처덱 관련 업무를 데일리로 관리하고 있었다.
Q. 진짜...그거 좀 소름이에요 대표님. 제가 위클리 단위로 투두(To-do)를 정리하라고 써놓긴 했지만... 이걸 이렇게 데일리로 써놓으시다니요. 그대로 이런 치밀한 계획때문에 진도와 오차를 쉽게 파악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것외로 또 힘드신 부분이 있으셨을 것 같아요. 내용면에서요.
하아.......맞습니다. 경영이라는 게 저야 늘 하던 거니까 어렵다고 느끼지 않았지만, 컬처덱으로 정리하다 보니 한 가지 어려움이 있었어요. 앞과 뒷 이야기가 상충되는 것들을 조율하는 것이었죠. 왜냐하면 컬처덱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가야 하니까요. 앞에서는 이렇게 얘기했는데, 뒤에서는 저렇게 얘기한 것이 튀어나오고. 앞에서는 고객을 이렇게 정의했는데, 뒤에서는 다르고. 그러면서 ‘대표인 내가 추구하는 것과 직원들이 생각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었구나, 맞지 않았구나’ 하고 많이 느꼈어요. 돌아보니 제가 생각하는, 제가 꿈꾸는, 제가 만들고 싶은 회사의 모습을 직원들한테 알려주어야 했던 점이 제일 힘들었네요.
Q. 아니 이걸 대표님과 TF가 언제 시간내서 하신거에요?
박수받아 마땅한 TF들
야근을 했죠 하하하하, 짬짜미 시간내서 진행하고, 그래도 시간이 안나면 시간을 내서 했었어요. 컬처덱이 미래를 위한 투자이고 계획이지만, 다 일에서 손을 놓고 컬처덱에만 매달릴 수는 없지 않겠어요? 이게 실무적으로 제일 어려웠던 부분인데, 사실 이런 걸 잘해야 결국 회사가 잘 돌아간다고 생각해요. 아, 덧붙이면 인쇄를 넘기고 나서도 하루 뒤에 오탈자가 발견되는 등의 이유로 추가 수정도 했을 정도로 정말 빠듯하게 끝났어요. 휴. (웃음)
그렇게 해서 진짜 만들어져버린 컬처덱!
Q. 그렇게 끝나고 태백으로 워크샵을 가신거죠? 아니 근데... 이렇게 전사 워크샵을 원래 매년 하시는 편이셨어요?
전사워크샵은 원래 하는 행사였는데, 이번 워크샵은 온전히 <컬처덱>을 주제로만 진행하기로 했었어요. 선언하고 구성원들과 내용을 공유하고, 이해시키고, 선언식을 하는 것까지. 그러니 이 컬처덱이 제대로 완성되지 않으면 이 워크샵을 완전히 날리는 거에요. 근데 이 워크샵이 사실 '업무를 멈추고' 가는 거거든요. 저희 고객 특성상 한 번 문의를 했는데 전화를 받지 않는다? 그럼 나중에 전화하는 게 아니라 그냥 구매의사가 사라져버려요.
Q. 삘 꽂힐 때 딱 구매하는 거군요?
맞아요. 그러니, 오늘 못받은 전화는 그냥 날아가는 거에요. 쉽게 말해 워크샵할 때마다 1억 5천 정도를 투자하는 셈이죠.
엔딩세레모니...주차 어떻게 하신거에요...
Q. 히익... 사실 그럼 이 컬처덱 하나를 전사가 만들고 공유하기 위해 3일 내내 모든 업무를 멈추고?... 그리고 지금까지 야근한 거에 5개월 내내 TF운영하고 이런 것 까지 하면..이건 진짜 비용이 가늠이 되지 않는데요?? 엔딩세레모니만 1억5천짜리고... 저희가 만약 이렇게 진행했다고 하면 진짜 수천만원대 견적이었을 거에요. 거의 2~3억원의 가치가 있는 문서네요. 다른 연구원님들의 소감도 궁금해요!
→ 김현태 선임연구원
실제로 이걸 제작한 이후 대외적으로 네오테크를 소개할 때 “우리에게는 이런 문화가 있습니다”라고 설명하기에 무척 좋고요. 주변 기업이나 사람들의 반응도 굉장히 좋습니다. 실제로 국가 과제에 참여하게 되거나, 사업이나 수상을 위해 신청할 때 컬처덱을 무척 많이 활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희가 만들었지만, 정말 잘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대표님을 보고 네오테크에 합류한 지 8년 정도 되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회사의 방향 등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말로 듣는 것과 컬처덱에 담긴 것과는 또 달랐습니다. 글로 쓰여 있으니까 이것이 이루어질 것 같은 느낌, 이것을 위해 다같이 노력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매주 월요일 전사 회의 때 목표와 비전을 공유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명확하게 글로 쓰여 있다는 게 큰 도움이 됩니다. 과거와 현재 중심에서 미래로 시각이 옮겨간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온보딩 프로세스 관련 내용도 처음에는 왜 있어야 할까? 싶었는데 입사 면접 때 지원자를 만나면 우리 컬처덱을 읽고 참여한 분도 있었습니다. 컬처덱을 홈페이지에 공유해놨기 때문입니다. 네오테크는 이러이러한 회사이고, 이런 사람을 원한다는 내용을 읽고 오는 분이었죠. 그러다 보니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걸러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리와 핏이 맞는 사람들을 채용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좋은 것 같습니다.
→ 최의현 연구원
처음 컬처덱을 접했을 때 ‘규정집일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긴 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필수적으로 이 정도는 지켜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정하니까요. 처음에는 규칙이고, 기율이고, 약간 강압적인 그런 느낌이 좀 강했습니다. 전체적인 메시지가 그렇게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제작에 참여하다 보니 생각과는 달랐습니다.
컬처덱을 제작한 후에는 일할 때 리마인드하기 좋은 것 같습니다. TF에 참여했다 보니 다 외울 정도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우리의 가치라든지 가치관이라든지 어떤 목표를 향하고 있는가 등을 한 곳에서 찾을 수 있게 되면서 낭비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에는 단순히 ‘열심히 하겠다’, ‘잘하고 성과를 내서 돈을 많이 벌겠다’ 같이 추상적으로 생각했다면 이제는 회사가 어떤 수준까지 성장할 것이고, 계획은 어떻기 때문에 나도 성장하고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발맞춰 가려는 생각으로 바뀐 것 같습니다. 모든 행위에 이유가 생겼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이준명 대표님
사실 컬처덱이 제작된 후에도 안 먹히는 사람들이 분명 있어요. 아예 읽지도 않고. 하지만 예전과 다른 건 그런 사람들이 전에는 자기의 스탠스를 주변에 퍼트리면서 영향을 많이 주었거든요. 근데 이제는 안 돼요. 왜냐하면 컬처덱과 너무 반대 되는 얘기와 태도니까. 그럼에도 그 사람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어요. 하지만 점점 입지가 줄어들게 될 테고 자신이 변하지 않으면 결국 문화가, 조직의 분위기가 내보내게 될 테니까요. 그런 분위기가 조성이 될 거고,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오고, 또 회사가 성장하고 하면 점점 그런 사람들의 목소리는 희석되겠죠.
Q. 뭔가 제가 다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 같은데요. 이 컬처덱이란 게 사실... 결과물이 문화가 아니라, 그걸 만드는 과정 자체가 문화라고 생각해요. 어찌보면 이런 걸 만들 능력과 분위기가 이미 갖춰져 있었다는 느낌도 드는데요.
예전에 부친께서 직접 경영을 하실 때도 직원들이 저를 너무 가깝게 생각해서 때로는 우리 부친 흉을 저에게 하고 그랬어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하던 직장 상사 흉을 본 건데 그 대상이 제 아버지였던 거죠. 그래서 가끔 ‘이 사람은 내가 누구인지 잊었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웃음) 하지만 제가 그런 이야기를 부친께 전하지 않았고, 또 그렇다고 그 사람을 나쁘게 대하지 않다 보니 지금까지 이런 관계를 유지하면서 편하게 지내온 것 같아요.
Q. 정말 뭐랄까. 마음을 터놓았다라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네요!
한 번은 우리 직원들이 <어제 누구를 만났는데 이러이러한 이야기가 나오더라~ 대표님께서 항상 조심하시는 것을 잘 알지만, 그래도 더 조심하시면 좋을 것 같다.> 뭐 이런 얘기도 해주었어요. 그렇게 저는 최대한 열어놓고 얘기하는 관계가 되고 싶어요. 이런 것을 유지하고 싶어요. 그렇기에 네오테크의 컬처덱에도 무척 투명하게 담으려고 했어요. 우리 회사가 무엇을 위해 움직이고 있고, 어떻게 돌아가는지 등을.
네오테크 김천 사옥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던 때, 태풍 카눈이 남해안으로 상륙해 한반도를 가로지르기 시작했어요. 시간이 갈수록 바람은 거세지고 창을 두드리는 빗줄기도 굵어졌죠. 이런 상황에서도 네오테크의 임직원 분들은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느라 여념이 없었어요. ‘태풍 따위야..’ 하는 듯한 담담한 표정을 보며 그동안 지나온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낸 네오테크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죠.
크으
Q. 엄청나게 힘든 과정을 거치셨지만, 다른 회사에게도 컬처덱 제작을 추천하고 싶나요? 그리고 만들길 원하는 회사에게 해주실 조언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릴께요.
무조건 추천합니다. 컬처덱 제작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해요. 성장 중인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창업 단계에서부터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내가 만들고자 하는 회사의 컬처덱을 못 만든다면 창업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까지 말하고 싶어요. 컬처덱에는 사업계획서, 회사소개서, IR자료뿐만 아니라 개발, HR, 관리에도 반드시 필요한 내용들이 상당히 많이 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다만, 이건 있어요. 주변 다른 곳에서 우리도 컬처덱을 만들겠다고, 이거 너무 좋다고 하는 곳이 제가 직접 들은 것만 열 군데가 넘어요. 하지만 아직 어느 한 곳도 공부조차, 시도조차 못 하고 있어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힘들다는 것은 각오해야 해요. 그럼에도 그 과정을 지나 얻게 될 효과는 엄청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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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5개월이 지났고, 잠시 그때의 기억이 잊혀질 때쯤.
다시!! 포스팅이 올라왔는데. 와우 지쟈쓰. 실제로 컬처덱이 완성됐고,
또 전사가 모여 이번엔 엔딩세레모니(컬처덱의 선포를 전사에 알리는 선언식)을 하는 것이 아닌가?
이건 도저히 참을 수가 없는 것이다. 만나봐야겠다! 도대체 뭘 어떻게 만들어길래 이렇게 모든 직원이 서킷에 나와서 자동차를 모아놓고 세레모니를 하는 것이며 도대체 그 안엔 무엇이 담겨있을까.
글로벌 튜닝 슈퍼기업을 꿈꾸는 회사 '네오테크'를 만나보았다. (8월에 김천까지 가버린 것이다!)
네오테크는 자동차 튜닝회사다. 부왕부왕거리는 마후라 개조해서 동네방네 시끄럽게 하는 그런 튜닝이 아니다. 마르칸처럼 키메라급 혼종을 만드는 그런 튜닝도 아니다.
아무리 좋은 차라고 해도 결국 공장에서 만들어진 공산품이다. 사람마다 엑셀과 브레이크, 쇼크 업소버(a.k.a 쇼바) 등 승차감과 안전을 좌우하는 부품들을 커스터마이징하고 싶은 마음이 그득한 것이다. 운전을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금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살짝 눌러도 발작하듯 멈추는 브레이크도 있고, 뭔가 출렁출렁 굉장히 불편한 엑셀도 있었다. 돌려도 돌려도 내 맘같지 않게 마이웨이로 달리는 핸들도 있었네. 나에게 맞춘 최적의 승차감을 만드는 건 단순히 '멋'을 위한 작업이 아니었다. 안전과 쾌적함. 비싸디 비싼 자동차의 제값을 되찾아주는 회사인 것이다.
네오테크는 현재 국내 부동의 1위 튜닝 부품 제조 전문 기업이다. 제조기업. 이 단어만 들으면 갑자기 지긋한 어르신들의 연륜이 떠오르지만, 네오테크는 평균연령 31세! 사내 스크린골프장을 직접 지을 정도의 열정!! 지금 글로벌 진출로 무척이나 바쁜데다 최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으로부터 ‘성장공유형 자금’ 투자를 유치했다. 제조에서 글로벌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려하는 이 기업의 대표를 만나보자!
음...열등감 얘기를 먼저 해야겠어요. 저에겐 좋은 열등감이 있거든요. 그래서 당연하게 더 해야지 뭐. 그런 생각을 해요. 제 형은 소위 ‘엘리트’였어요. 그것도 지역에서 유명한 수준의 엘리트요. 좋은 대학을 나오고 대기업에 들어가셨죠. 그렇지만 저는 아니었거든요. 저는 그냥 중상위권 정도. 형이 너무 뛰어나니까 늘 비교 대상이 되었죠. 고등학생 때는 “너희 형 반만 해라”, “넌 나중에 뭐 먹고 살래?” 이런 말들을 많이 듣기도 했어요.
그런 말을 들으면서도 저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그래, 한번 보자. 나중에 누가 웃나 한번 보자’ 했죠. 그런데 대학에 가서 보니 이거 인생이 대학 서열대로 가겠다 싶은 거예요.
저는 고등학교 때 이미 이 분야로 오려고 마음을 먹었어요. 그래서 남들이 수능을 공부할 때 저는 수능도 공부했지만 차 공부도 같이 했어요. 대학에 가자마자 일을 시작했고, 틈틈이 공강 때도 아버지를 도와 영업을 다녔어요. 네오테크는 제가 2대째 이어서 하고 있으니까 근처에 영업을 다니고 그랬죠. 제가 27살에 대표가 되었거든요. 그렇게 일에 완전히 올인하면서 살았죠. 물론 제가 창업주의 자녀이지만, 누가 역량 없는 사람한테 그런 직책을 주겠어요.
그래서 마이너가 메이저가 되는 게임을 한번 해보니 '이게 제법 가치가 있다, 재미도 있다, 그리고 무척 희망차다!' 그렇게 느꼈어요. 그래서 우리 직원들도 어떻게 보면 중소기업에 들어왔고, 마이너로 시작을 했으니까 이분들을 데리고 메이저로 올라가자라는 게 제 생각이에요. 하지만.....정말 정말 힘들었다. (웃음)
펀딩사이트에 뜬 광고를 통해 《컬처덱》을 처음 알게 되었어요. 사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맨 처음 광고를 보았을 때는 전혀 신뢰할 수 없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것에 관심이 많고 도전하는 편이지만, 솔직히 크라우드 펀딩은 신뢰하지 않거든요. 제가 몸담고 있는 자동차 분야 펀딩을 그동안 눈여겨 봐왔는데 실망스러운 상품들이 너무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그냥 지나쳤죠. 그러다 광고를 반복해서 보게 되면서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의심에 의심을 거듭하며 나름의 ‘검증’을 끝낸 뒤 책뿐만 아니라 강의와 템플릿도 결제해 꼼꼼히 살펴보게 되었어요.
검증을 끝낼 수 있었던 건 물론 콘텐츠의 높은 완성도 때문이었지만, 결정적인 건 저자였어요. 제가 읽었던 책 중에 박창선 대표님께서 쓰신 책이 있었더라고요. 전부터 좋게 생각하던 저자였는데 《컬처덱》의 저자가 그분이었어요. ‘그 사람이 이 사람이야?’ 이렇게 돼서 크라우드 펀딩이지만, 저자를 믿고 한번 해보자 이렇게 됐어요.
컬처덱을 만들기 전에 네오테크에는 제가 직접 기획하고 글을 쓰고 제작한 ‘컴퍼니 핸드북’이 있었어요. 우리는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지, 비전은 무엇이고, 미션은 어떤 것인지, 우리와 함께 하려면 갖춰야 할 태도 등 문화적인 것들도 모두 담았죠. 저나 직원들이 신규 입사자 온보딩을 할 때 그 컴퍼니 핸드북을 활용했어요.
가장 크게 느낀 문제는 실제 조직문화에 반영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었어요. 그리고 업데이트를 하면서 다소 복잡해지고 하다 보니 직원들도, 심지어 저도 보지 않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한 곳에 모아 백과사전처럼 들고 다닐 수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직원들에게 나눠주지 않더라도 대표인 내 자리에라도 있어야 필요할 때 언제든 꺼내볼 수 있겠다 싶었죠.
그러던 차에 만난 게 박창선 대표님의 《컬처덱》이었어요. ‘여기서 말하는 컬처덱이라면 가능하겠다’, ‘이거라면 책으로 만들 가치가 있고, 직원들도 갖고 있고 볼 수 있게 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우리가 뭔가 업무 관련한 논의를 할 때 컬처덱을 기반으로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책을 읽을수록 말이죠.
네오테크는 협업 툴인 ‘플로우’를 사용하고 있어요. 와디즈로 컬처덱을 접하고 박창선 대표님의 강의도 들으면서 정리한 내용을 직원들과 나누었어요. 박 대표님의 《컬처덱》 책은 분량이 제법 되다 보니 내가 이해하고 의도한 바와 직원들이 이해한 바가 다를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제가 어떤 것을 기대하고, 또 생각하고 있는지를 정리했어요. 나는 이런 내용을 포함하고 싶다, 이제 네오테크의 컬처덱은 이러이러하게 만들어질 것이다 같은 것을요. 이런 내용을 전사에 공유한 뒤 컬처덱 제작을 위한 TF를 짰어요.그 다음에 컬처덱 기획회의를 열었고, 오프닝 세리머니 일자도 잡았어요.
맞아요. 사내에 컬처덱을 제작하겠다고 했을 때 아마 직원들은 이렇게 생각했을 거예요. ‘뭘 또 새로운걸 갖고 왔네?’, ‘컬처덱..? 뭐라는 건지’, ‘아이고, 점마 또 와 저라노..’ (웃음)
그렇게 시작한 후 책에 나온 프로세스를 하나씩 따라갔죠. 프로젝트 타임라인을 만들어 1주차부터 업무 분류, 세부 주제, 수행 일자, 내용 등을 잡아서 쭉 해봤어요. 근데 위기가 찾아왔죠. 한 3개월 정도 되었을 무렵이었어요. 당장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해내야만 하는 일들이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그동안은 눈에 보이는 결과가 없었죠. TF 구성원들이 개인적으로는 조금씩 진행하고는 있었는데 너무 느린 거예요. 콘텐츠 추가가 전혀 되지 않았죠.
(실제로 타임라인 기록을 보면 마무리를 앞둔 시점에 2주 정도는 프로젝트가 진척되지 않고 비어 있는 것을 볼 수 었었다. 근데 그것보다 이 모든 걸 타임라인으로 기록했다는 데에서 소름돋아 8월 김천 날씨에 난데없는 납량특집 폼 미쳤다. 실제로 이 컬처덱 프로젝트에 플로우를 얼마나 환상적으로 이용했으면, 플로우에서 직접 엠베서더와 강의요청을 했을 정도....)
맞아요! 어느새 제작을 할 때가 다가온 거예요. 4월 말에 태백 스피드웨이에서 진행하기로 한 전사 워크숍 때 컬처덱을 공개하기로 했었거든요. “우리 이거 밤을 새서라도 진도 나가자, 못했던 거 하자” 이렇게 마음을 다잡고 그때부터는 하루 이틀은 밤샘도 하면서 강하게 진행했죠. 처음 시작할 때 목차와 타임라인을 써놨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네비게이션 역할을 해줬어요. 우리가 지금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하도록.
실제로 대표님은 모든 컬처덱 관련 업무를 데일리로 관리하고 있었다.
하아.......맞습니다. 경영이라는 게 저야 늘 하던 거니까 어렵다고 느끼지 않았지만, 컬처덱으로 정리하다 보니 한 가지 어려움이 있었어요. 앞과 뒷 이야기가 상충되는 것들을 조율하는 것이었죠. 왜냐하면 컬처덱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가야 하니까요. 앞에서는 이렇게 얘기했는데, 뒤에서는 저렇게 얘기한 것이 튀어나오고. 앞에서는 고객을 이렇게 정의했는데, 뒤에서는 다르고. 그러면서 ‘대표인 내가 추구하는 것과 직원들이 생각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었구나, 맞지 않았구나’ 하고 많이 느꼈어요. 돌아보니 제가 생각하는, 제가 꿈꾸는, 제가 만들고 싶은 회사의 모습을 직원들한테 알려주어야 했던 점이 제일 힘들었네요.
야근을 했죠 하하하하, 짬짜미 시간내서 진행하고, 그래도 시간이 안나면 시간을 내서 했었어요. 컬처덱이 미래를 위한 투자이고 계획이지만, 다 일에서 손을 놓고 컬처덱에만 매달릴 수는 없지 않겠어요? 이게 실무적으로 제일 어려웠던 부분인데, 사실 이런 걸 잘해야 결국 회사가 잘 돌아간다고 생각해요. 아, 덧붙이면 인쇄를 넘기고 나서도 하루 뒤에 오탈자가 발견되는 등의 이유로 추가 수정도 했을 정도로 정말 빠듯하게 끝났어요. 휴. (웃음)
전사워크샵은 원래 하는 행사였는데, 이번 워크샵은 온전히 <컬처덱>을 주제로만 진행하기로 했었어요. 선언하고 구성원들과 내용을 공유하고, 이해시키고, 선언식을 하는 것까지. 그러니 이 컬처덱이 제대로 완성되지 않으면 이 워크샵을 완전히 날리는 거에요. 근데 이 워크샵이 사실 '업무를 멈추고' 가는 거거든요. 저희 고객 특성상 한 번 문의를 했는데 전화를 받지 않는다? 그럼 나중에 전화하는 게 아니라 그냥 구매의사가 사라져버려요.
맞아요. 그러니, 오늘 못받은 전화는 그냥 날아가는 거에요. 쉽게 말해 워크샵할 때마다 1억 5천 정도를 투자하는 셈이죠.
→ 김현태 선임연구원
실제로 이걸 제작한 이후 대외적으로 네오테크를 소개할 때 “우리에게는 이런 문화가 있습니다”라고 설명하기에 무척 좋고요. 주변 기업이나 사람들의 반응도 굉장히 좋습니다. 실제로 국가 과제에 참여하게 되거나, 사업이나 수상을 위해 신청할 때 컬처덱을 무척 많이 활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희가 만들었지만, 정말 잘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대표님을 보고 네오테크에 합류한 지 8년 정도 되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회사의 방향 등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말로 듣는 것과 컬처덱에 담긴 것과는 또 달랐습니다. 글로 쓰여 있으니까 이것이 이루어질 것 같은 느낌, 이것을 위해 다같이 노력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매주 월요일 전사 회의 때 목표와 비전을 공유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명확하게 글로 쓰여 있다는 게 큰 도움이 됩니다. 과거와 현재 중심에서 미래로 시각이 옮겨간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온보딩 프로세스 관련 내용도 처음에는 왜 있어야 할까? 싶었는데 입사 면접 때 지원자를 만나면 우리 컬처덱을 읽고 참여한 분도 있었습니다. 컬처덱을 홈페이지에 공유해놨기 때문입니다. 네오테크는 이러이러한 회사이고, 이런 사람을 원한다는 내용을 읽고 오는 분이었죠. 그러다 보니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걸러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리와 핏이 맞는 사람들을 채용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좋은 것 같습니다.
→ 최의현 연구원
처음 컬처덱을 접했을 때 ‘규정집일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긴 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필수적으로 이 정도는 지켜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정하니까요. 처음에는 규칙이고, 기율이고, 약간 강압적인 그런 느낌이 좀 강했습니다. 전체적인 메시지가 그렇게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제작에 참여하다 보니 생각과는 달랐습니다.
컬처덱을 제작한 후에는 일할 때 리마인드하기 좋은 것 같습니다. TF에 참여했다 보니 다 외울 정도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우리의 가치라든지 가치관이라든지 어떤 목표를 향하고 있는가 등을 한 곳에서 찾을 수 있게 되면서 낭비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에는 단순히 ‘열심히 하겠다’, ‘잘하고 성과를 내서 돈을 많이 벌겠다’ 같이 추상적으로 생각했다면 이제는 회사가 어떤 수준까지 성장할 것이고, 계획은 어떻기 때문에 나도 성장하고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발맞춰 가려는 생각으로 바뀐 것 같습니다. 모든 행위에 이유가 생겼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이준명 대표님
사실 컬처덱이 제작된 후에도 안 먹히는 사람들이 분명 있어요. 아예 읽지도 않고. 하지만 예전과 다른 건 그런 사람들이 전에는 자기의 스탠스를 주변에 퍼트리면서 영향을 많이 주었거든요. 근데 이제는 안 돼요. 왜냐하면 컬처덱과 너무 반대 되는 얘기와 태도니까. 그럼에도 그 사람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어요. 하지만 점점 입지가 줄어들게 될 테고 자신이 변하지 않으면 결국 문화가, 조직의 분위기가 내보내게 될 테니까요. 그런 분위기가 조성이 될 거고,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오고, 또 회사가 성장하고 하면 점점 그런 사람들의 목소리는 희석되겠죠.
예전에 부친께서 직접 경영을 하실 때도 직원들이 저를 너무 가깝게 생각해서 때로는 우리 부친 흉을 저에게 하고 그랬어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하던 직장 상사 흉을 본 건데 그 대상이 제 아버지였던 거죠. 그래서 가끔 ‘이 사람은 내가 누구인지 잊었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웃음) 하지만 제가 그런 이야기를 부친께 전하지 않았고, 또 그렇다고 그 사람을 나쁘게 대하지 않다 보니 지금까지 이런 관계를 유지하면서 편하게 지내온 것 같아요.
한 번은 우리 직원들이 <어제 누구를 만났는데 이러이러한 이야기가 나오더라~ 대표님께서 항상 조심하시는 것을 잘 알지만, 그래도 더 조심하시면 좋을 것 같다.> 뭐 이런 얘기도 해주었어요. 그렇게 저는 최대한 열어놓고 얘기하는 관계가 되고 싶어요. 이런 것을 유지하고 싶어요. 그렇기에 네오테크의 컬처덱에도 무척 투명하게 담으려고 했어요. 우리 회사가 무엇을 위해 움직이고 있고, 어떻게 돌아가는지 등을.
네오테크 김천 사옥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던 때, 태풍 카눈이 남해안으로 상륙해 한반도를 가로지르기 시작했어요. 시간이 갈수록 바람은 거세지고 창을 두드리는 빗줄기도 굵어졌죠. 이런 상황에서도 네오테크의 임직원 분들은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느라 여념이 없었어요. ‘태풍 따위야..’ 하는 듯한 담담한 표정을 보며 그동안 지나온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낸 네오테크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죠.
무조건 추천합니다. 컬처덱 제작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해요. 성장 중인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창업 단계에서부터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내가 만들고자 하는 회사의 컬처덱을 못 만든다면 창업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까지 말하고 싶어요. 컬처덱에는 사업계획서, 회사소개서, IR자료뿐만 아니라 개발, HR, 관리에도 반드시 필요한 내용들이 상당히 많이 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다만, 이건 있어요. 주변 다른 곳에서 우리도 컬처덱을 만들겠다고, 이거 너무 좋다고 하는 곳이 제가 직접 들은 것만 열 군데가 넘어요. 하지만 아직 어느 한 곳도 공부조차, 시도조차 못 하고 있어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힘들다는 것은 각오해야 해요. 그럼에도 그 과정을 지나 얻게 될 효과는 엄청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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