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사업은 이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해.

 

첫 만남부터 쩌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딜라이트룸이 그러했죠. 이것은 앞광고도 아니고 뒷광고도 아니고, 온전히 우리가 위대한 컬쳐덱 프로젝트라는 이름 아래 나누었던 뜨거운 2개월에 대한 기록입니다.


시작부터 위대했어.시작부터 위대했어.




첫 만남🙂


딜라이트룸의 제이와 리즈를 만났습니다. 익히 제이가 미디엄 또는 브런치채널에 올린 글을 통해 딜라이트룸이 뭐하는 곳인지는 익히 알고 있었지요. 여러분이 궁금해할까봐 잠깐 설명하자면 딜라이트룸은 여러분을 '반드시 깨워버리는 알람앱, 알라미'를 만든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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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나이국가성별를 막론하고 심지어 우리 강아지와 여러분의 고냥이까지도 잠에서 깬다는 것은 전 지구적인 문제거든요. 오래 전 수닭부터 뻐꾸기, 자명종, 엄마손길부터 다양한 알람앱, 알람시계까지. 모든 생명체는 다양한 도구를 이용해 잠과의 오랜 전쟁을 치뤄왔습니다. 우린 돈을 벌어야 하는 어떤 굴레에 묶였잖아. 


현대인의 아침기상은 상쾌함과 건강...뭐 그런 것보다 '오전미팅, 면접, 시험시작, 지방출장, 비행기시간, 세미나참석' 등 중요한 약속과 더 큰 관련이 있습니다. 사회적 체면과 경제활동, 성취감 등 좀 더 현실적인 문제와 연결되어 있죠. 때문에 알람앱은 단순히 눈을 뜨게 만드는 것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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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라미' 는 단순히 '일어나게' 하는 것보다 '완벽한 아침'을 만드는 데에 더 초점을 맞추려고 하고 있더라구요. 단순한 알람 프로덕트에서 웰니스 서비스로의 확장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겠죠. 




핵심은 자부심😀


자부심이 빠지면 컬쳐덱이 아닙니다. 모든 컬쳐덱은 기본적으로 '적을 것이 있을 정도로 우리의 이야기가 가득할 때' 제작 가능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선 뭘 적을 수 없거든요. 딜라이트룸은 일단 업무변태들입니다. 보통은 일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잖아요. 가급적 뭔갈 안하려고 눈치보고, 은근슬쩍 딴 곳을 보며 누군가가 대신 했으면 합니다. 


하지만 이 분들은 그게 아냐. 이미 누가봐도 코피쏟는 과업량을 쳐내면서 즐거워하고 있어!!!!!!!! 그리고.... 새로운 태스크가 생기면 또 눈을 돌려! '어 저거 재밌겠다!' 하면서 덥석 가져와요. 맙소사.....



대부분 이런 느낌대부분 이런 느낌



심지어 이번 컬쳐덱 프로젝트를 담당한 피플팀의 리즈는 팔 수술을 받아야한디..수술을 미루고 프로젝트를 했단 말이에요. 아니 이게 도대체 무슨 일들이야. 





일단 딜라이트룸의 자부심은 3가지인 것 같았어요. 


01 우린 간섭따윈 받지않아.

투자 하나도 안받고 대표님이 대학교 때부터 시작한 알람앱으로 지금... 수 억명이 쓰는 미친 성장을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냈다는 것. 아 이거 진짜 좋지... 투자자 뭐 그런거 눈치보고 그럴 필요도 없어. 그냥 우리가 맞다고 생각하는 방향대로 가면 되는거야. 


02 우린 상상초월 똑똑해.

일단 이 분들의 컬쳐는 무한 자유와 강력한 책임, 내가 뭔 일을 하고 있는 지 명확히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래서 아무나 딜라이트룸에 멤버가 될 수 없어요. 진짜 미친 능력자들만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랄까. 3개월 온보딩 프로그램 보면서... 곰과 호랑이라도 이 정도 온보딩하면 대략 사람 비슷하게 되지 않을까 싶더라고.


03 우린 반드시 성장해.

딜라이트룸이 다루는 영역은 전 지구의 모든 인류의 영원한 숙제입니다. 기상과 알람을 넘어 '아침'을 관리하는 일이죠. 사실 'Well-sleep' 에 관련한 제품/서비스는 굉장히 많아요. 하지만 아침에 관련해선 대부분 자기계발적인 메시지가 주를 이뤄요. '아침형 인간, 미라클 모닝, 2주 제시간 기상 다짐', '4주 습관 만들기' 뭐 이런 식으로 말이죠. 여기서 조금 더 가면 아침에 활력을 주는 건기식 정도? 랄까. 


하지만 딜라이트룸이 지닌 기상/아침의 행동데이터들을 활용한다면...단순한 의지와 자기계발의 영역을 넘어선 굉장한 모닝루틴 프로덕트가 탄생하지 않을까. '눔' 의 모닝버전 처럼 말이지.



이런 아침이런 아침




이제 만들어보자.



미션과 비전에 대한 카드4장을 꺼내고 턴을 마친다.미션과 비전에 대한 카드4장을 꺼내고 턴을 마친다.



01. 페이지네이션

컬쳐덱 제작의 첫 작업은 페이지네이션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컬쳐덱은 하나의 목적을 지니고 있어요. 브랜드의 수많은 액션과 생각 중 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카드를 뽑아야 하죠. 그리고 이 카드의 순서를 잘 조합해야 합니다. 우리가 만든 카드와 그 순서는 이러했어요. 잘 안보이죠? 잘 안보여야해요. 이 순서는 우리가 머리를 맞대고 어렵게 뽑아낸 기획안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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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총 62장. 그러니까 124페이지에 달하는 페이지네이션 순서를 뽑았어요. 중요하게 둔 건 '우리의 자부심인 알라미'의 스토리와 비전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거였죠. 그래서 챕터를 마인드, 프로덕트, 액션으로 나눴어요. 


마인드에선 딜라이트룸의 DNA를 규정하고 브랜드스토리를 풀어내는 데에 집중했어요. 특히 우리의 대전제와 가설, 그것을 어떻게 검증하려고 하는 지 기본적인 마음가짐을 풀어냈죠. 이는 앞으로 딜라이트룸의 멤버가 될 사람들에게도 좋은 지표가 될거라고 생각해요.


프로덕트에선 비즈니스를 '상태값'과 '방향값'으로 나누어 물리적으로 접근했죠. 현재 상태값은 '과거에서 현재까지' 의 추이와 현재시점에서 프로덕트가 지니고 있는 각종 상태들을 정리해요. 방향값에선 앞으로의 방향성과 그 과정에서 필요한 리소스 등 미래지향적인 움직임들을 정리해요.


액션에선 우리의 업무방식과 채용, 온보딩 프로그램, 컬쳐 프로그램 등 실제로 사내에서 행하고 있는 각종 제도와 행위, 규정 등을 정리했어요.



02. 블랭크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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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엔 열심히 서로 영역을 나누어 글을 채우기 시작합니다. 이번 제작 컨셉은 매거진 이었기 때문에 글의 양이 많고 다양한 레이아웃을 주는 것이 중요했어요. 글이 많아진단 건 아무래도 읽는 사람에게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부드러운 문체와 읽기 쉬운 구어체를 많이 활용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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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발전된 형태로 양쪽 페이지를 나누어 펼친 면으로 놓고 스크립트를 발전시켜요. 이 땐 구글 슬라이드를 활용하죠. 이미 딜라이트룸의 노션 페이지에 이미 수백만개 정보가 있었어요. 거의 서버실수준. 노션과 미디엄, 브런치 등에 쓰여진 딜라이트룸의 콘텐츠도 적극 활용합니다. 



03. 스크립트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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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대부분의 도식과 텍스트, 숫자들이 들어갔어요. 빨간 글씨는 업데이트된 걸 의미해요. 단어나 음절 하나만 바뀌어도 문단 전체에 빨간 색으로 칠해달라고 했어요. 디자인 작업할 때 한 단어씩 찾아서 고치는 게 더 힘들거든요. 문단 전체를 복붙하는 게 더 빨라요.




04. 디자인 컨셉

아침을 다루는 비즈니스인만큼 '일출'을 의미하는 디자인 컨셉을 잡았어요. 이게 처음엔 '습관', '다양성' 등 당야한 표지시안이 등장했거든요. 그러다가...일출로 해야겠다라고 마음 먹은 계기가 있었어요. 부산가서 영상을 하나 찍어왔어요. 해뜨는 영상. 청사포에 묵으면서 아침에 딱 눈을 떴는데...완전 딱 와씨 이거다!!! 싶은 거에요. 여러분도 한 번 보실래요?


그래서 리즈에게 바로 말했지. 심지어 클라이언트에게 협박을 했어. 이번 컨셉은 바꾸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바꾸면 난 만들지 않겠다. 그래서 등장한 디자인 시안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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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수평선에서부터 딜라이트룸이 뵹뵹뵹 떠오르는 듯한 느낌과, 그라데이션에 그레인 텍스쳐가 깔린 느낌으로 질감을 살짝 더해보았어요. 내지 컨셉은 매거진 느낌을 살리고. 세로읽기 텍스트들을 넣었는데, 읽는 방향도 아래에서 위로 읽힐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일출에 진심인 컨셉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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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커뮤니케이션👭


이게 클라이언트와 2달을 핑퐁하며 주고받고 하다보면 내적 친밀감이 쌓입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대화는 대부분 짤과 명쾌함으로 이루어져 있죠. 물론 짤의 스타트는 대부분 저입니다. 꾸준히 아카이빙 해놓은 비즈니스용 짤들이 있어서 그 때 그 때 써줘야 또 쾌감이 있거든요.


클라이언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클라이언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


도움을 요청할 땐 고양이가 등장합니다. 시안을 보여줄 땐 눈부신 짤을 사용하죠. 그리고 대망의 결과물을 만들어 공개할 때는 거국적인 짤을 쓰기도 합니다. 사실 딜라이트룸 자체가 그렇게 광란의 커뮤니케이션을 좋아하는 것 같진 않지만 그냥 이건 제 스타일이므로 그렇게 하기로 합니다. 


맞다, 중간에 엄청 감동받았던 지점이 있었어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딜라이트룸 내부적으로 전사 피드백을 받기로 했답니다. 근데 보통 전사피드백을 받았을 때의 결과물이 항상 좋지 않았어요. 일단 너무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복잡하게 섞이면서 해괴망측한 결과물로 바뀌거든요. 피드백이 과도하게 많아지면서, 우선순위가 흐려지는 문제도 있었구요. 저도 그게 좀 걱정되서 리즈에게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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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원들 의견을 모두 듣는 게 중요하단 건 알지만, 그걸 날 것으로 받아들이면 결과물이 난장판이 될거다. 그러니 리즈랑 제이가 필터링을 해달라고 말이죠. 이 때 리즈의 말이 너무 감동인거에요.


"저희 회사는 느끼셨겠지만 싱크가 매우 잘 되어있는 회사라
그런 경우는 없을거에요.



아. 이 자신감. 그리고 실제로 피드백을 보니...정말 방향성과 본질은 건들지 않고 중요한 부분들만 콕콕 찝어 피드백했더라구요. 너무 멋진 거 있지. 싱크장인들......하아..진짜 이 때 리얼 박수나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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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2달여 간의 프로젝트를 하다보니 어느새 2022년이 밝아버리고 말았습니다. 새해인사를 나누고, 크리스마스 선물도 나누고... 그렇게 1월이 되었고, 디테일한 수정을 몇 번 더 거친 후. 우리의 모든 프로젝트가 끝나고 최종파일을 전달하기에 이르렀죠. 저는 일의 마무리를 참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냥 담당자에게만 전달하는 건...뭐랄까. 뭔가가 딱 끝났다는 느낌이 안들잖아요. 저렇게 최종파일 아래 수많은 스티커들이 달려줘야 이게 서로 또 감격스럽고 그런거거든요.


최종 파일을 인도할 땐, 거국적이어야 함최종 파일을 인도할 땐, 거국적이어야 함


최종파일은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전달해야 합니다. 아주 의미심장하게 말이죠. 그래서 리즈가 미팅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리즈가 황급히 달려온 후에야 오픈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해서 딜라이트룸의 컬쳐덱이 이렇게 완성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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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는 회사와 일한다는 건 단순히 속시원한 경험 이상의 무언가가 있습니다. 저희도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죠. 더군다나 컬쳐덱은 정말 브랜드의 깊은 곳까지 내밀하게 파고드는 작업인지라 그 브랜드의 '진짜 모습'과 마주할 때가 많아요. 게다가 2,3개월씩 담당자와 수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하니까 말이죠. 이 때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브랜드가 있답니다. 딜라이트룸도 그러했어요. 똑똑하고, 유연한 사람들. 멋져. 짱먹어라.


우리도 짱먹어야지. 히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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