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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덱에 대해 궁금한 점을 허심탄회하게.
Q. 컬처덱이란게 그럼 문서인가요?
네 그렇죠. 어느 집단이든 그 집단만의 원칙과 지향점이 있을 것입니다. 그걸 마음 속으로만 알고 있으면 서로 오해가 생길 위험이 높죠. 우리가 어디로 간다! 우리는 어떤 조직이다! 무엇을 지킨다! 이런 내용들을 명확히 [적어놓는] 것이 컬처덱입니다.
Q. 하지만 그냥 적어놓는다고 뭐가 달라질까요?
달라지지 않습니다. 컬처덱은 그저 [적힌 상태]일 뿐이거든요. 다만, 모두가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같은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거기서부터 다양한 액션, 제도, 캠페인, 개편, 실험들이 가능할 것입니다. 컬처덱은 이러한 활동의 시발점이나 구심축의 역할을 하죠.
Q. 이미 비슷한 것이 있습니다.
맞아요. 대부분의 조직엔 컬처덱과 비슷한 것들이 있습니다. 포스터, 홈페이지, 인재상, 그라운드룰, 어떤 원칙, 핵심가치, 미션비전 등 많은 단어와 문장들이 이미 존재하죠. 컬처덱은 [새로운 걸 또 만드는] 개념이 아니라, 흩어진 그 개념들을 좀 더 날카롭게 묶고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Q. 하지만 그런 좋은 말들이 실무에 적용될까요?
저희가 가장 고민하는 지점이죠. 조직의 원칙이 포스터에만 적혀있고, 실무에 전혀 적용되지 못한다면 큰 문제일 것입니다. 저희가 컬처덱을 만들 땐, 책상 앞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수준의 것들을 고민해요. 실무 고민의 현명한 답이 되거나, 커뮤니케이션의 조건, 의사결정의 큰 기준이 될 수 있도록 말이죠.
Q. 한 번 만들면 얼마나 가는건가요?
컬처덱은 특정 시점까지만 유효해요. 기업의 문화는 경영의 마일스톤, 즉 성장포인트를 따라가거든요. 문화도 일종의 시스템처럼 움직입니다. 기업의 운영 방식, 현재의 환경, 조건에 따라 시스템도 바뀌죠. 물론 원천적인 DNA와 큰 지향점은 바뀌지 않지만, 세세한 행동원칙들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Q. 워크샵을 진행하는데, 그럼 바텀업으로 조직문화를 만드는 건가요?
아닙니다. 저희 워크샵은 이미 조직이 세운 원칙을 구체적으로 쪼개는 과정입니다. 구성원들이 의견을 모아 새로운 원칙을 세우는 것은 아니에요. 회사의 방향, 비전, 목표, 원하는 인재의 모습 등 문화의 큰 틀은 조직을 이끄는 리더집단에서 설정이 되어야 합니다.
Q. 원래 갖춰진 핵심가치나 비전미션 등이 있는데, 그런게 통째로 바뀌나요?
필요하다면 그래야죠. 하지만, 대부분은 큰 방향성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동쪽으로 가다가 갑자기 서쪽으로 방향을 틀 수는 없는 노릇이죠. 대신, 원래의 단어나 문장들이 구성원들에게 명확히 가닿지 않는다면 방향성은 유지하되, 조금 더 구체적이고 명확한 단어로 바뀔 수는 있습니다.
Q. 컬처덱을 만들려면 어떤 것이 준비되어 있어야 하나요?
너무 바쁠 때 만드는 건 위험합니다. 실무자의 업무분장을 다시 해주세요. TF들이 실무에 치여 바쁘면 마음에 여유가 없어집니다. 컬처덱 프로젝트는 치열하고 고민이 많아요. 할 일도 많고요. 그들에게 원래 하던 일도 하고 이것도 하라고 하면 그들은 죽습니다.
Q. 컬처덱 제작 과정과 기간, 기본 견적이 궁금해요.
TF미팅과 대표님 미팅, 그리고 전사 구성원 워크샵과 명문화까지 4주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각 워크샵은 2일 코스로 하루에 5시간씩 총 10시간 내외가 소요됩니다. 30명 미만 기준으로 하고 있고, 10시간 진행 기준으로 1,500만원의 견적으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건 기획과 진행, 결과물 도출까지 포함된 금액이죠.
Q. 제작할 때 애프터모멘트가 중요하게 여기는 포인트가 있나요?
네, 저흰 조직의 실제모습과 다른 컬처덱을 만들지 않아요. 만약 만들다가도 거짓된 모습을 포장하려고 한다면 그 즉시 프로젝트는 중단할 거에요.
Q. 사내 규칙을 통보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요?
규칙은 말 그대로 지킬 것만 통보하는 겁니다. 지키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죠.
컬처덱은 분위기에 가깝습니다. 지키지 않으면 조직 전체의 눈총을 받게 됩니다.
Q. 쓰이지 않는 컬처덱에는 어떤 원인이 있나요?
원인은 수도 없지만 대표적으로 5가지가 있어요. 첫째, 바로 안쓰면 잊혀집니다. 둘째, 전파자가 없으면 잊혀집니다. 셋째, 리더가 지키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넷째, 실제와 다르면 버려집니다. 마지막, 남의 걸 베끼면 외면당합니다.
Q. 컬처덱을 완성한 후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대혼돈이 예상됩니다. 기존 구성원들의 반발과 어색함과 환영이 뒤섞일거고, 좋다 나쁘다 의견이 갈립니다. 시간이 지나면 이 혼돈이 어떤 식으로든 정리가 될 겁니다. 관성이 이기면 컬처덱은 망합니다. 조직문화의 전파자들이 좋은 마이크로 케이스를 빠르게 만들고 알려야 합니다. 그리고 신입들이 들어옵니다. 신입들은 새롭게 정착된 문화를 온몸으로 흡수합니다. 그렇게 2세대가 탄생하죠. 2세대와 1세대의 갈등으로 디테일이 다듬어 질 것입니다. 2세대가 다시 사수가 되고 3세대가 들어왔을 때 비로소 문화가 정착됐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